전체 글894 푸에르토리코, 4번 투표 이겼는데 왜 그대로일까 2024년 11월, 푸에르토리코 주민투표에서 58.61%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2012년부터 벌써 네 번째 같은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별은 여전히 50개입니다. 원인은 무관심이 아니라, 126년 전 만들어진 법적 장치에 있습니다.결론부터: 푸에르토리코는 왜 '주'도 '식민지'도 아닌가미국이 푸에르토리코를 주로 승격시키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처음부터 그럴 필요가 없도록 법을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우연이 아니었죠.1898년 전쟁으로 얻은 푸에르토리코를 미국은 정식으로 편입하지도, 독립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미편입영토(unincorporated territory)라는 세 번째 범주를 법원 판결로 만들어냈습니다.연방헌법은 푸에르토리코에 적용되는 듯 안 되는 듯 애매하게 걸쳐 .. 2026. 8. 29. 카우퍼스웨이트의 홍콩, 왜 싱가포르에 뒤처졌을까 1945년, 폐허가 된 홍콩에 서른 살 스코틀랜드 공무원 카우퍼스웨이트가 도착합니다. 16년 뒤 그는 홍콩 재무장관이 됐고, 정부가 거의 개입하지 않는 정책을 10년간 밀어붙였습니다. 그런데 정반대 전략을 쓴 싱가포르가 지금은 1인당 소득에서 홍콩을 크게 앞서 있습니다.카우퍼스웨이트, 아무것도 안 하기로 한 남자1945년 홍콩은 폭격과 점령으로 폐허였습니다. 인구는 160만에서 60만으로 줄어 있었고, 영국은 이 도시를 중국에 돌려줄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그해, 서른 살 스코틀랜드 공무원 카우퍼스웨이트가 홍콩에 부임합니다. 원래는 1941년에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본군 점령 때문에 시에라리온으로 발령이 바뀌었다가 4년 늦게 도착한 겁니다.카우퍼스웨이트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했습니다. 정부는 최대한 아.. 2026. 8. 29.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만 쓰고 죽었다 『자본론』은 총 세 권이지만, 칼 마르크스가 살아서 낸 건 1권뿐입니다. 1883년 그가 런던에서 눈을 감았을 때 2권과 3권은 정리되지 않은 초고 뭉치로만 남아 있었죠. 그 뭉치를 책으로 완성한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자본론은 사실 미완성 유고였다『자본론』은 흔히 세 권짜리 완결판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칼 마르크스가 살아서 직접 낸 건 딱 1권, 1867년판뿐입니다.2권과 3권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나왔습니다. 각각 1885년과 1894년, 사망 후 2년과 11년이 지나서였죠.자본론을 마무리한 사람은 마르크스가 아니라 프리드리히 엥겔스였습니다.정확히는 마르크스가 남긴 초고 뭉치를 엥겔스가 편집해서 책으로 묶은 겁니다. 이 사실 하나만 알아도 마르크스 생애 후반부와 자본론을 보는 눈이 달라집.. 2026. 8. 29. 코어 새틀라이트 비중, 정답은 70대30이 아니다 코어 새틀라이트 전략을 설명하는 글은 대부분 '핵심 자산 70%, 위성 자산 30%'라는 숫자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이 비율보다 실전에서 더 자주 쓰이는 규칙은 따로 있습니다. 종목 하나가 반토막 나도 전체 자산은 몇 %밖에 안 흔들리게 만드는 계산법입니다.코어 새틀라이트 전략이 반반 비율이라는 오해"코어 새틀라이트 전략은 안전자산 절반, 공격적인 자산 절반으로 짜면 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실제로 반반을 권하는 가이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표준으로 통하는 코어 새틀라이트 비중은 코어 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구조입니다. 왜 그럴까요?이유는 단순합니다. 코어 자산의 역할이 '수익'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절반을 공격 자산에 넣으면 코어가 기반 역할을 못 합니다. 시.. 2026. 8. 29. 오일쇼크 유가, 4배 아니라 두 번에 걸쳐 올랐다 1973년 10월 16일, 원유 공시가격이 배럴당 3.01달러에서 5.12달러로 하루 만에 70% 뛰었다. 흔히 아는 '오일쇼크로 유가 4배' 이야기는 이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 진짜 4배는 두 달 반 뒤, 12월 테헤란 회의에서 다시 한번 결정됐다.유가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올랐다결론부터 말하면, 오일쇼크 당시 유가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올랐다. 첫 인상은 1973년 10월 16일, 페르시아만 산유국 6개국이 원유 공시가격을 배럴당 3.01달러에서 5.12달러로 올리면서 시작됐다.하루 만에 70% 오른 셈이다.두 번째 인상은 그해 12월 22~23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나왔다. 1974년 1월부터 가격을 5.12달러에서 11.65달러로 다시 올리기로 했다.결과적으로 유가는 .. 2026. 8. 29. 코스피 쏠림, 미국은 10개인데 한국은 2개 미국 증시는 상위 10개 기업이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해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경고가 나옵니다. 그런데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만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만들어냈습니다. 코스피 쏠림은 숫자로 보면 미국보다 훨씬 좁고 가파릅니다.코스피 쏠림, 숫자부터 보면 이렇다결론부터 말하면 코스피 쏠림은 미국보다 좁고 가파릅니다. 미국은 상위 10개 기업이 뭉쳐야 시가총액의 40%대를 만드는데,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만으로 그 이상을 만들어냅니다.미국은 10개, 한국은 2개로 비슷한 결과를 냅니다.8월 7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5,159조9986억원 가운데 삼성전자·삼성전자우·SK하이닉스 세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2,525조7338억원, 비중으로는 48.95%였.. 2026. 8. 29. 일본 경제 정체, 생산성 문제였을까 2000~2015년 일본 GDP는 연평균 0.72% 성장했습니다. 미국은 1.77%,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인구 증가분을 걷어내고 1인당으로 다시 계산하면 격차는 0.18%포인트로 줄어듭니다. 일본 생산성 정체라는 말, 이 계산 하나로 다시 봐야 합니다.일본 생산성 정체, 검증에 필요한 숫자 세 가지"일본은 30년째 정체됐다"는 문장은 뉴스에서 수도 없이 봤을 겁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검증하려면 숫자 몇 개만 있으면 됩니다.①총량 GDP 성장률, ②인구 증가율, ③그 둘을 나눈 1인당 GDP 성장률입니다. 셋 다 세계은행이나 OECD 통계 사이트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여기에 하나 더 있으면 좋습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 수준입니다. 이건 성장률이 아니라 수준을 보는 지표라 앞의 세 숫자와는.. 2026. 8. 29. 알파폴드 노벨화학상, 격차가 진짜 이유였다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명단에 인공지능 개발자 이름이 올랐습니다. 허사비스와 존 점퍼가 만든 알파폴드가 노벨화학상을 받은 이유는 대회 성적표에 있습니다. CASP13에서 2위 그룹을 z-점수 68.3 대 48.2로 눌렀거든요.알파폴드 노벨화학상, 이유는 두 가지2024년 10월 9일, 노벨화학상 수상자 발표에 세 명의 이름이 올랐습니다. 데이비드 베이커는 단백질을 설계한 공로로,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공로로 상금 절반씩을 나눠 받았습니다.후자가 바로 알파폴드입니다. 국내 뉴스는 대부분 여기서 멈춥니다.알파폴드가 노벨화학상을 받은 이유를 "AI가 단백질 구조를 잘 맞혀서" 정도로만 설명하고 넘어가거든요.노벨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190개국 200만 명.. 2026. 8. 29. 오일쇼크 전략비축유, 지금은 왜 바닥났나 1973년 오일쇼크 때 원유 가격은 석 달 만에 네 배로 뛰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현재, 그 오일쇼크가 남긴 전략비축유는 198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줄어 있습니다.오일쇼크, 숫자로 보면 이랬다1973년 10월, 배럴당 2.90달러였던 원유 가격이 석 달 만에 11.65달러로 뛰었습니다.거의 네 배입니다. 미국 내 휘발유값도 갤런당 34센트에서 84센트로 치솟았고, 곳곳에 주유 대기줄이 늘어섰습니다.이게 오일쇼크입니다. 그런데 국내에 알려진 오일쇼크 이야기는 대개 여기서 끝나죠.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뛰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는 데까지만요. 정작 오일쇼크 이후 미국이 반세기 동안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잘 안 다루죠.그 반세기의 결과물이 전략비축유와 연비 규제입니다. 이 글은 가격이 .. 2026. 8. 28. 저금리 대출 투자, 3%가 갈림길이다 신용카드 리볼빙 수수료율은 평균 15%를 넘습니다. 반대로 대출 금리가 3% 밑이면 빚을 놔두고 투자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 경계선이 어디인지가 핵심입니다.저금리 대출과 투자, 뭐가 먼저인가결론부터 말하면, 대출 금리가 3%보다 낮으면 서둘러 갚기보다 투자로 돌리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개인재무에서 자주 쓰이는 기준선입니다.매달 여윳돈이 생기면 대출부터 갚을지 투자 계좌에 넣을지 고민이 됩니다. '빚은 무조건 나쁘다'로 끝낼 문제가 아니거든요.저금리 대출과 투자를 가르는 기준은 사실 하나뿐입니다.지금 이 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대출 이자율보다 높은가.다만 2026년 8월 한국 금리 환경에 이 기준을 그대로 대입하면 오히려 손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을 아예 안 하고 '.. 2026. 8. 28. 이전 1 2 3 4 ··· 90 다음